서 론
2050년까지 세계 인구는 90억 명, 도시 인구만 63억 명으로 증가하여 도시인구 과밀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Kozai 등, 2016). 소비자들은 대부분 도시에 머물기 때문에 농산물의 운반, 배송 등을 위한 에너지 낭비가 심각하며, 농산물 판매가격의 80%가 운송비를 차지할 정도이다(Yang, 2015). 그러나 도심 내 경지 면적은 매우 제한적이며, 온실 내 작물 재배면적은 일반적으로 바닥 면적의 47-68%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Langhans와 Langhans, 1990),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고 온실 내 환경 유지를 위해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 또한 매우 높다. 이러한 공간 이용 효율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Despommier 교수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의 개념을 제시하였으며(Despommier, 2005), 최근까지도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수직재배와 관련된 여러 연구들이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Cho와 Kang, 2019; Lee 등, 2024).
로즈마리(Rosmarinus officinalis L.)는 지중해가 원산지인 꿀풀과의 다년생 식물이다. 로즈마리의 성분 중 carnosic acid, carnosol, rosmarinic acid 등이 강한 항산화력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Okamura 등, 1994; Frankel 등, 1996; Thorsen과 Hildebrandt, 2003), 이외에도 간 기능 활성, 알레르기성 비염 개선, 저혈압 개선, 두통 감소, 피로 해소 등의 효과가 알려져 식용, 약용, 미용, 향료 등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Kim 등, 2002). 전 세계 로즈마리 추출물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132억 달러로 추정되며, 매년 3.16%씩 성장하여 2030년 약 17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Business research insights, 2023).
국내에서도 로즈마리 어린순 생체는 스테이크, 디저트, 음료 등 가니쉬로 많이 사용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량이 부족하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선 로즈마리 수입 현황을 보면 2017년 332kg에서 2020년 2,963kg으로 약 9배가량 증가하였으며(Impfood, 2021), 2021년 로즈마리 어린순 소매가는 봄철 8,000원/100g에서 겨울철 16,000원/100g으로 상당히 높은 가격에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허브 재배면적은 2023년 기준 131ha에 불과하며(Agrix 2023), 로즈마리 재배면적은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적은 실정이다. 더욱이 허브 농가에서는 한정된 온실에서 로즈마리 공급량 증대를 위해 다단재배를 시도하고 있으나, 다단재배를 위한 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하위 선반의 광 부족에 따른 품질 저하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로즈마리 다단재배 시 층별 환경조건 및 하위 선반의 보조광원에 따른 어린순 생산성을 구명함으로써 집약생산 기술 개발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국내 로즈마리 생산성 증대를 통해 수입산 로즈마리를 국산으로 대체하고자 실시되었다.
재료 및 방법
1. 실험재료 및 재배관리
본 연구는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약용자원연구소 허브산채시험장(해발 500m) 내 유리온실 및 2연동 비가림시설(남북방향)에서 2021년부터 2년간 수행하였다. 첫 번째 실험인 ‘다단선반 층위에 따른 로즈마리 어린순 생산성 평가’는 본 연구소(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약용자원연구소 허브산채시험장) 보유자원인 커먼 로즈마리(Rosmarinus officinalis L., 유전자원 등록 번호: IT168902) 정아를 제거한 중간부 삽수를 10cm 길이로 채취하여 원예용 상토(Baroker, Seoul Bio, Korea)를 채운 128공 트레이에 3월 30일 삽목 후 백색 부직포를 덮어 강광을 피하고 대기습도를 90% 이상으로 높게 관리하면서 발근시켰다. 삽목 후 93일 시점 1,300mL(직경 × 높이: 13.5 × 13.5cm)의 용기에 정식하고, 다단선반(가로 × 세로 × 높이: 149 × 60 × 57cm, 3층 구성)에 배치 후 저면관수 하였다(Fig. 1A). 저면관수 시 화분 상단부에 있는 상토까지 물이 흡수될 수 있도록 하였고, 상토가 완전히 마르면 관수하는 방식으로 주 2회 관수하였다. 로즈마리는 정단부를 제거하여 “V”자 형태의 수형을 유도하였고, 삽목 후 110일 시점부터 한 달 간격으로 가지 하단부 2번째 마디를 기준으로 5.5cm 이상의 어린순을 모두 수확하였으며, 11월 11일에 마지막 수확을 한 뒤 월동하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실험인 ‘다단재배 시 차광막 및 인공광원을 이용한 로즈마리 어린순 생산성 평가’는 실험 1과 동일한 방식으로 3월 17일 삽목 및 육묘 관리하였으며, 750mL와 2,000mL 용기에 정식 후 다단선반에 배치하였다. 최상층(3층)의 경우 7, 8월 광 과다 문제 해결을 위해 30%의 차광막을 설치하였고, 하위층에는 광 부족 문제 개선을 위해 보조광(광원 2처리, 광도 3처리)을 설치하였다(Figs. 1B and 1C). 보조광의 경우 red+blue 조합의 LED(PS102, BISSOL, Korea) 10W, 15W, 30W와 red+green+blue 조합의 삼파장 형광등(E26, Samyoung Electronics, Korea) 10W, 15W, 20W를 사용하였다. 로즈마리는 정단부를 제거하여 “V”자 형태의 수형을 유도하였고, 삽목 후 96일 시점부터 한 달 간격으로 10cm의 어린순을 수확하되, 지속적인 어린순 생산을 위해 수확하는 가지의 하단부 1-2마디를 남겨두었으며, 11월 11일에 마지막 수확을 한 뒤 월동하였다.
2. 어린순 생산성 조사 및 환경 측정
어린순 생산성 조사는 다단표본추출(multistage sampling) 하였으며, 온실 내 서로 다른 위치의 다단선반 3개(3반복)에서 나온 결과를 평균하였고, 다단선반 1개당(1반복당) 5개의 화분에서 생산한 모든 어린순의 경장, 경경, 마디수, 절간장, 무게 등을 조사하였다. 경경은 줄기 절단면의 가장 두꺼운 부분을 캘리퍼스(Digital caliper 500-181-30, Mitutoyo Corporation, Japan)로 측정하였으며, 절간장은 경장을 마디수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온도와 상대습도는 데이터로거(ITAG4 TH, TEMPSEN,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일일총광량(일적산광량, daily light integral, DLI)은 광도 센서(Quantum light sensor 3668S, Spectrum Technologies Inc., USA)와 데이터로거(WatchDog 1450, Spectrum Technologies Inc., USA)를 이용해 DLI = PPFD × 60(min) × 60(s) × Photoperiod(h)의 식으로 계산하였으며, 광질은 광파장 분석기(LI-180, LI-COR, Lincoln, NE,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3. 통계분석
통계분석은 R Studio (4.1.1.)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Analysis of variance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 해당될 때 사후검정으로 유의수준 5%에서 Duncan’s multiple range test (DMRT)로 수행하였고, 그래프 작성에는 SigmaPlot(SigmaPlot 14.5, Systat Software Inc., San Jose, CA, USA)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다단선반 층위별 환경데이터 수집 결과 DLI은 하위 2개 층(1, 2층)의 경우 평균 4.2mol·m-2·d-1로 3층의 평균값인 10.7 mol·m-2·d-1에 비해 약 2.5배 낮게 관찰되었다(Fig. 2). 작목별 PAR(photosynthetically active radiation) 영역 최소 DLI 수준은 저광도 요구 실내식물 4-6mol·m-2·d-1, 음지성 식물 6-8mol·m-2·d-1, 분화류 10-12mol·m-2·d-1, 시설 절화류 및 과채류 15mol·m-2·d-1 정도임을 고려하였을 때(Lopez와 Runkle, 2017), 선반 하위 2개 층은 광이 부족한 반면 3층은 여름철 DLI 값이 15mol·m-2·d-1을 넘기는 일수가 많아 광 과다 문제가 발생하였다(Fig. 2). 로즈마리 다단재배 기간 동안 3층의 평균온도는 1, 2층보다 0.3-1℃ 높았고 최고 온도는 2.2-6.3℃ 높았으며, 최저 온도는 0.3-1.4℃ 더 낮았다(Table 1). 최고 상대습도는 3층이 1, 2층보다 0.4-2.6% 더 높고 최저 습도는 4.0-7.8% 더 낮아, 3층에서 온습도 모두 변화 폭이 하위 2개 층보다 크게 관찰되었다(Table 1). 특히 하위 2개 층에서 재배한 로즈마리는 흰가루병 발생률이 높았는데, 이는 높은 야간 습도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data not shown).
Table 1.
다단선반 층별 로즈마리 어린순의 생육은 재배 초기(삽목 후 112일) 1층과 2층에 비해 3층 처리에서 경경과 생체중이 증가하였으며(Table 2, Fig. 3), 재배 후기(삽목 후 227일)에는 여름철 광 과다에 의한 줄기 목질화로 3층의 생산량이 감소하였다(Fig. 4). 하위 2개 층은 줄기 신장이 촉진되어 재배 후기까지 어린순의 지속적 생산이 가능하였는데(Fig. 4), 이는 광파장 변화에 따른 식물체 그늘회피반응(shade avoidance response)의 결과라고 판단된다. 식물체 내에는 광파장별로 서로 다른 광수용체(photoreceptor)가 존재하는데, 특히 적색광(red, 660nm)과 원적색광(far-red, 730nm)을 흡수하는 피토크롬(phytochrome)은 작물의 생리 반응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피토크롬은 적색광을 흡수하는 형태(Pr)와 원적색광을 흡수하는 형태(Pfr) 두 가지로 존재하며, 각각의 광질을 감지하면 3차원적 구조를 변화시켜 상호 전환된다(Pr ↔ Pfr). 특히 원적색광은 피토크롬 Pfr을 Pr 형태로 전환시켜 phytochrome photoequlibrium state (PPS=Pfr/Ptotal) 값을 낮추고 작물의 줄기 신장을 촉진시킨다(Stanghellini 등, 2019; Silvestri 등, 2019). 본 실험에서 순간 광파장 측정 시 자연광의 R(red:600- 700nm)/FR(far-red:700-780nm) 값은 1.35, 수관 아래 그늘의 R/FR 값은 0.68, 하위선반의 R/FR 값은 1.01로 측정되었다(Fig. 5). 하위층에 있는 로즈마리의 경우 선반 구조물에 의해 위에서 수직으로 내리쬐는 광은 차단되며, 측면에서 오는 광은 주변 로즈마리의 잎과 줄기를 거치며 선반 중앙으로 들어온다. 이때 상대적으로 투과율이 높은 원적색광의 비율이 높고 PPS 값이 낮아지며 로즈마리의 줄기는 신장이 촉진됨과 동시에 연질화되었다(Stanghellini 등, 2019; Lee와 Nam, 2022). 또한 줄기가 너무 연해지고 잎이 아래로 말리는 상편생장(epinasty)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Fig. 3). 상편생장은 식물 생장에 불리한 광 파장 조건에서 광의 회피를 위한 적응 과정 중 엽 윗면의 세포 생장이 뒷면의 세포 생장보다 빠를 때 발생한다(Sandalio 등, 2016).
Table 2.
Days after cutting |
Location of shelf (floor) |
Shoot length (cm) |
Shoot diameter (mm) |
No. of shoot nodes |
Internode length (cm) | Fresh weight (g) of harvest shoot |
112 days | 3rd | 8.04z by | 1.25 a | 6.40 a | 1.26 a | 0.91 a |
2nd | 8.75 a | 1.23 a | 6.59 a | 1.33 a | 0.70 b | |
1st | 8.21 b | 1.05 b | 6.54 a | 1.26 a | 0.68 b | |
227 days | 3rd | 6.12 a | 1.30 a | 6.82 b | 0.90 a | 0.50 a |
2nd | 6.44 a | 1.16 b | 7.29 a | 0.88 a | 0.42 a | |
1st | 6.29 a | 1.18 b | 6.80 b | 0.92 a | 0.45 a |
한여름 광 과다에 의한 어린순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단선반 3층에 7-8월 기간 30% 차광막을 설치하여 어린순 품질 및 생산성을 조사하였다. 30% 차광 처리의 경우 어린순의 경경이 얇고 절간장이 길어 동일 10cm 기준 마디수가 적었으며, 어린순 한 개의 무게도 적었다. 그러나 차광 재배 시 생육 속도가 빨라 무차광 대비 단위 면적당 수확 줄기수는 210%, 수확 생체중은 162% 증가하였는데(Table 3, Fig. 6), 이 역시 광파장 변화에 따른 식물체 그늘회피반응의 결과로 판단된다.
Table 3.
Treatment |
Shoot diameter (mm) |
No. of shoot nodes |
Internode length (cm) |
Fresh weight (g) of harvest shoot |
No. of harvest shoots per m2 |
Fresh weight of harvest shoots per m2 |
30% shading | 1.21 ± 0.14z | 6.1 ± 1.2 | 1.67 ± 0.29 | 0.78 ± 0.15 | 735 ± 94 | 573 ± 73 |
Unshaded | 1.60 ± 0.18 | 9.2 ± 1.9 | 1.11 ± 0.23 | 1.01 ± 0.19 | 350 ± 67 | 353 ± 67 |
하위층 광 부족 문제를 개선하고자 보조 광원 종류 및 세기에 따른 어린순 품질 및 생산성을 구명하였다. DLI은 LED 30W에서 평균 10.3mol·m-2·d-1로 무처리 대비 5배의 DLI 값을 보였고, 형광등 20W는 평균 4.4mol·m-2·d-1로 무처리 대비 2배의 DLI 값이 관찰되었다(Fig. 7). 온습도의 경우 무처리 대비 보조 광원 처리에서 평균온도가 약간 높았으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4). 광원에 따른 어린순 품질은 처리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Table 5), 생산성의 경우 LED 30W에서 어린순 수확량이 가장 많았는데, 특히 6-9월까지 그 차이가 두드러져 무처리 대비 168% 증수하였다(Fig. 8). 9월 이후에는 보광 처리가 어린순 생산량을 감소시켰는데, 이는 다단선반 층별 어린순 수확량 비교에서 하반기(9월 이후)로 갈수록 하위층의 낮은 광도 조건이 오히려 수확량을 높였던 결과와 유사하였다(Fig. 4).
Table 4.
Table 5.
보조 광원 처리구와 대조구 및 1단 재배 시 경제 효과를 단위 면적 기준으로 비교 분석하였다(Table 6). 광 차단이 없는 3층 수확량을 고정값으로 두고 보조 광원 처리구에 따른 하위 선반 수확량을 달리하여 총 수확량을 계산하였고, 수확량에 단가를 곱하여 이익 금액(A)을 도출하였다. 4개월간(6-9월) 전기 요금의 경우 광원별 소요전력량을 계산한 뒤, 전기기본요금(1,150원/KW), 전력량요금(50원/KW), 기후환경요금(9원/KW), 연료비조정요금(5원/KW)을 더하여 계산하였다. 광원별 전구 단가는 단위 면적당 전구 소요 개수(LED 4개/m2, 형광등 6개/m2)와 감가상각 연한(LED 20년, 형광등 10년)을 반영하여 계산하였다. 고용노동비와 포장재 등의 기타 재료비는 수확량 증가에 따라 비용 증가를 반영하였으며, 소요 상토, 삽수, 화분 비용 등을 추가하여 1단 재배와의 비교가 가능하게 하였다. 로즈마리 어린순 수확량 증가에 따른 이익적 요소와 전기비용, 전구비용, 고용노동비 등의 증가에 따른 손실적 요소를 고려한 경제성 분석 결과 120일 동안 LED 30W 보조 광원 처리 시 무처리 대비 약 22,076원/m2의 추가 수익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Table 6).
Table 6.
위 결과들을 고려하였을 때, 로즈마리 다단재배 시 최상층은 7-8월 30% 차광으로 하절기 어린순 생산성 저하를 막고, 하위 2개 층은 6-9월 LED를 활용한 일시적 보광을 통해 상반기 어린순 생산성을 증대시킨다면 로즈마리 어린순의 집약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하위 선반의 보조 광원 이용 시 로즈마리 어린순 잎의 상편생장을 억제하는 방안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